8.1㎡(270×300cm) 방에 슈퍼싱글, 책상, 옷장을 넣은 도면이다. 얼핏 봐선 별 이상이 없다.
그런데 플래너는 이 도면을 받자마자 문 앞부터 막혔다고 했다. 하나씩 뜯어보니 작은 방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네 개나 들어 있었다.
1. 방문 앞을 계산에서 뺀다
도면 위에서 문은 그냥 벽에 난 빈칸처럼 보인다. 이 방의 옷장은 출입구 오른쪽 19cm를 가리고 서 있고, 뒤쪽 벽과는 9cm 떨어져 있을 뿐이다. 문을 열면 옷장 옆판이 코앞이다. 문이 오른쪽으로 열리는 집이라면 끝까지 열리지도 않는다. 가구를 놓기 전에 문 앞 80cm쯤은 아예 지워 놓고 시작하는 게 속 편하다.
2. 벽에서 조금씩 띄워 둔다
걸레받이나 콘센트 때문에 침대를 벽에서 12cm쯤 띄우는 경우가 많다. 그 12cm로는 지나갈 수도 없고 물건을 둘 수도 없다. 반대편 통로가 그만큼 좁아질 뿐이다. 다리 달린 프레임은 걸레받이 위로 프레임이 지나가서 벽에 훨씬 바짝 붙는다.
3. 가구를 전부 가로로만 놓는다
책상과 옷장을 원래 방향대로 위아래 벽에 두면 방 가운데가 위아래로 끊긴다. 두 가구를 90도 돌려 오른쪽 벽에 위아래로 붙이면 얘기가 달라진다.
침대와 책상 사이가 110cm, 침대와 옷장 사이가 1m로 벌어졌고 문 앞도 깨끗해졌다. 책상이 옆을 보고 있어서 처음엔 낯설어도 상판 크기는 그대로다. 모니터 뒤가 벽이 되니 선 정리는 오히려 쉽다. 오른쪽 벽에 창이 있다면 화면에 햇빛이 비치는지 정도만 따져 보면 된다.
4. 콘센트 위치를 안 적어 온다
옷장을 세로로 돌리는 순간 오른쪽 벽 아래쪽 1m가 통째로 가려진다. 거기 콘센트가 있었다면 그대로 묻힌다. 작은 방은 벽 하나에 뭘 붙이느냐가 나머지 벽의 쓰임까지 정해 버리는 구조라, 방을 재러 갈 때 콘센트와 스위치, 창문 자리를 대충이라도 그려 오는 게 낫다. 줄자로 잰 숫자 몇 개보다 그 낙서 같은 스케치가 나중에 더 쓸모 있을 때가 많다.